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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올해는 유독 혼자인 해였다. 2월에 있었던 생일부터 태국에서 혼자 보냈고, 크리스마스에는 집에서 인터넷도 끊긴 채로 연지 돌보며 보냈고, 마지막 날인 오늘은 몸이 아파서 부모님과 함께 집에서 보내고 있다. 크리스마스는 그냥 그렇지만 12월 31일은 특별한 기분이라 늘 약속이 없으면 혼자서라도(사실 혼자가 더 좋다) 밖에 나가서 혼자 한 해를 곱씹었다. 그래서 한 해의 마지막 날 집에 있는 게 얼마만인지도 모르겠다. 특별한 날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혼자인 때가 많았다. 우선 몇 년만에 솔로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는 돈을 벌기 시작한 이래 최고로 일을 많이 해서 새로운 사람은 커녕 친구들 만날 시간도 별로 없었다. 그만큼 내 커리어가 발전한 걸까? 회사라서 승진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좋은 책을 두 권 맡.. 더보기
오늘의 깨달음 - 장발장에 대하여 오늘은 가족의 날. 언니네가 집에 와서 김장 김치와 수육을 먹는데 아빠가 장만한 웬 은주전자를 보면서 대화 시작. 언니: 장발장이 훔쳤을 법한 은주전자네 나: 장발장이 훔쳤던 건 빵 아니야? (나 레미제라블 영화 극장에서 두 번 봤는데..) 언니: 처음엔 빵 훔쳤고 나중에 은촛대를 훔쳤는데 신부님이 감싸줬잖아 나: 그 신부님도 자기 돈 주고 산거 아니라서 봐줬을 거야. 헌금으로 샀겠지. 모두: 그렇네!!! 더보기
가을 산책 주말이 지나면 단풍은 떨어지고 미세먼지가 가득할 줄 알았는데 쾌청하고 나무는 아직 울긋불긋해서 설렜던 가을날. 일이 많아서 멀리 나가지는 못하지만 어떻게든 가을을 즐기기로 했다. 나 혼자 우리 동네의 꽤 괜찮은 개천에 가서 조깅을 하면서 단풍을 마음껏 보고 올까. 아니면 하루종일 누워 계시지만 산소를 많이 마시는게 좋다는 우리 강아지님을 모시고 아파트 뒤뜰 겸 분리수거장에 나가서, 몇 그루 있는 나무와 쓰레기 더미를 감상하며 빙글빙글 맴을 도는 강아지님 옆에 심심하게 서있어 볼까. 오늘은 뒤뜰 당첨이다. 그래 개천이 아무리 좋아봤자 니가 있는 풍경만큼 좋을 리가 있나. 너 있는게 최고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