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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떨치기 달리기 하기 환상적인 나날이다. 코와 입을 드러내고 다닌다는 너무 당연한 일이 전혀 당연하지 않아 져서 그런가, 해 질 무렵 한적한 양재천에서 마음껏 숨을 들이쉬고 내뱉으며 달리면 이런 사치가 또 있나 싶다. 날씨가 꽤 따뜻해져서 어제는 처음으로 겨울 내내 입던 재킷을 생략하고 나갔다. 괜히 잘 달리지도 못하고 감기나 걸려올까 걱정돼도 돌아오는 길엔 역시나 땀이 줄줄 흐른다. 추위를 떨치는 방법은 옷을 더 껴입고 움추리는 것뿐인 줄 알았는데 가슴 펴고 더 열심히 달려서 추위를 떨칠 수도 있는 거였다. 더보기
저 믿고 사주시잖아요 집 앞에서 아주머니 1이 5kg에 만원짜리 귤을 팔고 계셨다. 내가 몇 달 전에 귤에서 야쿠르트 맛이 난다며 줄창 먹어댄 그 귤이었다. 마침 지갑에 현금도 넉넉해서 한 상자를 사려고 하고 있는데, 아주머니 2가 다가오더니 물으셨다. "지금 현금이 없는데 카드 결제는 안돼죠?" 아주머니 1은 대답하셨다. "계좌번호 드릴테니까 일단 가져가시고 돈 보내주세요." 네? 이 자리에서 핸드폰으로 계좌이체해서 화면 확인하고 주신다는 말씀 아니신지? 아주머니 2도 의아하셨나 보다. "네? 뭘 믿고 그냥 주세요?" 아주머니 1은 당연하다는 듯 대답하셨다. "저 믿고 사주시잖아요." 저런 마음을 담아 파는 귤이라서 그렇게 달달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저런 큰 그릇으로 나의 클라이언트들을 대할 수 있기를. 더보기
노래를 불러요, 작가여 나는 '싱어송라이터'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된 때부터 이 단가 'sing a song, writer'인 줄 알아왔다. 사실은 singer-songwriter라는 걸 나중에 알게되긴 했지만 이미 내 마음이 느끼는 단어의 뜻을 머리가 아는 지식으로 밀어낼 순 없었다. 그래서 아직도 싱어송라이터라고 하면 '노래를 불러요♪'하는 경쾌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이런 착각을 한 사람이 설마 나 혼자일까 싶어 구글에 sing a song writer를 쳐봤더니 너무나도 찰떡같이 singer-songwriter 결과를 띄워주는구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