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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변천사 aeki라는 ID는 중2 때였나 중3 때였나 처음 인터넷 세계에 입문하면서 내가 만든 캐릭터 이름을 가져다 붙인 거였다. 사실 집에서 불리는 애칭이기도 했는데 한글로 쓰면 좀 그렇지만 영어로 써놓으니 뭔가 단순하면서 흔하지 않은 것 같아 좋았고, 뜻은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눈치가 없지 않았기 때문에 20대 중반에 본격적으로 직업인이 되면서 좀 더 성숙한 느낌을 주고자 ID를 새로 만든 게 eoreun이었다. 적은 나이도 아니었는데, 인생을 통틀어 가장 미성숙한 결정을 내린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당시에는 흡족하게 쓰다가 한 클라이언트가 우연히 두 이메일 주소를 모두 보고 상관관계를 알아버렸을 때 현실을 자각했다. 이제 그 이메일은 광고 메일 수신용으로만 쓰고 있다... 더보기
기침 기침은 내 밤을 갉아먹는다. 사소해 보이는 한 입짜리 공격을 내내 날려서 아침이 되면 초라한 잎맥만 남겨주고 다시 올 밤을 기약하면서 배를 두드린다. 더보기
달을 좋아하는 마음 나는 달을 좋아한다. 그래서 달에 대한 노래도 두 곡이나 썼지만 달이 좋은 이유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오늘 오랜만에 달을 보며 산책을 하며 처음으로 왜일까 고민해보려는데, 내 안의 다른 목소리가 바로 받아쳤다. "별은 안 보여서 그런 거 아니야?" 틀린 말도 아니었다. 공기 오염 때문이든 인공 불빛 때문이든, 도시에서는 '하늘의 별 보기'가 곧 '하늘의 별 따기'처럼 힘들다. 눈에 안 보이니 마음도 안 갈 수밖에. 별은 가만히 앉아서 좋아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부지런히 새까만 하늘을 찾아다니고 별자리를 공부해야만 좋아할 수 있는 존재다. 태양은 너무 흔하다. 아무리 거부해도 기어코 창문 틈새로 들어와 존재감을 과시한다. 그렇다고 제대로 마주할 수도 없다. 그랬다간 내가 다친다. 그런 면에서 달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