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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아파트 나에게 아파트는 집의 다른 말이다. 굳이 따져보면 유치원 때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4~5년 정도 빌라에 살아보기도 했지만 내 기억 속에서 비중이 크지 않다. 그래서 책자 속 배우들 인터뷰에 나와있는, '아파트'에 대한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에 대한 질문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흡사 삶에 대한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이 뭐냐는 질문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나에게 아파트는 '아빠'를 뜻하기도 한다. 이건 제작진의 의도는 전혀 아니었지만 오늘 공연 중 나오는 영상을 보고 깨달은 거다. 왜냐하면 우리 아빠가 아파트 만드는 일을 오래 했기 때문이다. 이런 개인적인 이유로 아파트는 아빠를, 이마를 부딪히면 말도 못 하게 아픈 제도판 모서리를, 어린 시절의 온갖 추억과 명절을 상징하기도 한다. 사실 나도 아파.. 더보기
토이스토리 4 - 쓰레기는 쓰레기 통으로 포키는 쓰레기가 되고 싶었고, 이미 쓰레기였다. 꿈이라고 부르기는 뭣해도 포키가 '해방'을 외치면서 몸을 던져 돌아가려 했던 곳은 쓰레기통이었다. 하지만 알지도 못하는 아이의 장난감이 되어야 한다는 강요 아래 그 탈출 시도는 번번이 물거품이 된다. 포키의 발목을 잡는 것은 우디의 못다이룬 꿈에 대한 미련이었다. 아이의 친구가 되는 것은 장난감으로 태어난 우디의 꿈이고 기쁨이었다. 그런 그가 앤디 옆에서 행복해하는 모습은 아름다웠다. 하지만 장난감으로서의 매력을 잃은 뒤 다른 존재에게 그 꿈을 대리 실현해줄 것을 강요하는 모습까지 아름다울 수는 없었다. 포키는 태생부터가 일회용 식기였다. 인간 아이들을 기쁘게 해줘야 할 어떤 책임도 의무도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다. 하물며 장난감으로 태어난 보핍도 새로운 삶.. 더보기
안녕 드림위즈 드림위즈 메일이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한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지금까지 버티다 이제야 종료하는 게 더 신기하다. 드림위즈는 나의 첫 메일이었다. 1999년에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하는데, 나는 2000년부터 확실히 드림위즈를 쓰기 시작해서 무려 2014년 말까지 업무용으로 활발하게 이용했었다. 그때 지메일로 넘어간 것도 내가 원했던 게 아니라 갑자기 접속이 안돼서 계속 버티다간 일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 아쉬움을 무릅쓰고 갈아탄 거였다. 이만하면 원년 멤버에 충성 사용자였다고 감히 말할 수 있지 않나? 오랜만에 접속해본 메일함 최근 페이지에는 각종 광고 메일이 쌓여있지만 페이지를 한참 넘기면 각종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썸남들과 주고받았던 이메일은 오글거리지만 귀엽다. 첫 해외여행 예약 확인 이메일이 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