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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달을 좋아하는 마음

나는 달을 좋아한다. 

그래서 달에 대한 노래도 두 곡이나 썼지만 달이 좋은 이유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오늘 오랜만에 달을 보며 산책을 하며 처음으로 왜일까 고민해보려는데, 내 안의 다른 목소리가 바로 받아쳤다. 

"별은 안 보여서 그런 거 아니야?" 

틀린 말도 아니었다.

공기 오염 때문이든 인공 불빛 때문이든, 도시에서는 '하늘의 별 보기'가 곧 '하늘의 별 따기'처럼 힘들다. 눈에 안 보이니 마음도 안 갈 수밖에. 별은 가만히 앉아서 좋아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부지런히 새까만 하늘을 찾아다니고 별자리를 공부해야만 좋아할 수 있는 존재다.

태양은 너무 흔하다. 아무리 거부해도 기어코 창문 틈새로 들어와 존재감을 과시한다. 그렇다고 제대로 마주할 수도 없다. 그랬다간 내가 다친다. 

그런 면에서 달은 탁월하다. 우선 밤새 떠있지 않아서 희소성 있지만 서운하지 않을 만큼 자주 얼굴을 비춰준다. 게다가 매일 조금씩 모습이 달라지니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달을 등지는 것도, 마주하는 것도 내 자유다. 달은 그냥 그 자리에 있다. 

시골에 살아서 일상처럼 별을 봤다면 과연 별을 좋아했을까? 아니면 다른 핑계를 만들여서 여전히 달을 좋아했을까? 그건 역시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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