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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달리기 - 새 계절 맞이

오늘은 처음으로 반팔에 반바지를 입고 달리기를 나갔다. 

벌써부터 반바지를 입은 건 계절이 자연스럽게 바뀌어서라기보다 이상기온 때문이지만, 어쨌든 복장이 바뀔 때마다 한 단계를 넘어선 것 같은 뿌듯함이 있다. 

오늘은 사실 기록이 좋지 않았다. 어제는 괜찮았는데 근육의 피로가 덜 풀렸던 걸까? 그래도 앱 실행하고 그 시간은 달리기에 온전히 투자한다는데 의의를 둔다. 마치 맨날 학교 가서 졸기만 하면서도 개근하는 학생처럼.

이렇게 기록이 좋지 않았던 날은 내가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또 다른 방식으로 보여준다. 어차피 매일 발전만 할 수는 없다. 그날그날 컨디션이 다른 건 달리기를 시작할 때부터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내가 마라톤을 완주하는 날이 와도 마찬가지일 거다. 그런데 저조한 컨디션의 기준이 점점 올라간다. 옛날에는 대박! 내가 이런 속도를!이었던 기록이 이제는 아주 대충 달리지만 않으면 안정적으로 나오는 속도가 되었다. 그리고 옛날에는 대박! 3분 연속으로 달리다니! 였는데 이제 피곤해서 걷고 싶다가도 3분 정도는 눈 딱 감고 달려버리는 시간이 됐다. 처음으로 3분 연속 달리기를 했을 때 달리기 앱을 만든 회사부터 성실하고 죄 없이 대본 읽은 성우까지 모두를 원망했던 게 겨우 반년 전인데.

오늘은 스피드 트레이닝 차례라서 20초 빨리 달리기도 했는데 힘들어서 대충 달렸다고 생각했음에도 속도가 빨라졌다. 그것도 희한한 게, 내가 힘껏 달렸다고 무조건 기록이 더 좋아지고 설렁설렁 달렸다고 기록이 나빠지지 않는다. 오늘 힘들다고 살살 달린 빨리 달리기 기록이, 컨디션 좋았던 한 달 전에 최선을 다했던 빨리 달리기 기록보다 좋았다.

그래도 오늘 최선을 다하지 않았으니까 다음 달리기에서는 오늘 트레이닝을 다시 해봐야지. 농땡이 안 부려도 되게 힘이 많이 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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