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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링링의 센스

베란다 유리가 와장창 깨졌다. 이 집에 20년을 살면서 갖은 날씨를 겪어왔지만 이런 일은 처음인 걸 보면 링링의 위력이 정말 대단하긴 한가보다. 우리 동이 단지 맨 바깥쪽에 있어서 바람을 정면으로 받은걸까? 그렇다고 해도 200세대 가까이 되는 우리 동에서 이런 사고가 난 집은 몇 집 안되는데 그 중 하나가 하필이면 우리 집이라니.

커다란 베란다 창틀이 떨어져나갔고, 깨진 유리에 테이프를 덕지덕지 발라놓았지만 바닥에도 떨어진 유리조각이 잔뜩 있었다. 주말이라서 바로 수습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지금은 베란다가 시원하게 뚫려있다. 

잘못한 것도 없는에 왜 이런 봉변을 당해야 하나 억울하긴 한데, 그럼 어린 애들 사는 1호 집을 건드리리, 할머니 할아버지 둘이 사시는 3호 집을 건드리리. 그러고보니 건강한 어른만 셋 사는 우리 집을 공략한 건 링링의 센스있는 선택이었던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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