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타닥타닥 어제 키보드를 새 걸로 바꿔서 타자를 칠 때 새 키보드 특유의 청량한 소리가 난다. 한 글자씩 고민하면서 칠 땐 유리 천장에 빗방울이 조금씩 톡톡 떨어지는 것 같다가, 망설임 없이 다다다다 치면 비도 후두두둑 쏟아진다. 그래도 더위만 식혀주고 금방 보송보송해질 것 같은 기분 좋은 빗소리다. 더보기 연필 뭉툭한 연필을 단정하게 깎아놓는 게 좋다. 당장 쓸 일이 없어도. 사실 연필심이 뭉툭해도 글씨를 쓰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 하지만 뾰족하게 다듬은 연필 심을 종이에 처음 대는 설렘을 미래에 언제든 바로바로 느낄 수 있도록. 인생도 그리 살아야지. 더보기 두 번째 눈 온 날 또 큰 눈이 내렸다. 첫 번째 눈은 마구마구 놀고 싶은 눈이었는데 이번 눈은 고이 두고 감상하고 싶은 느낌이다. 뭔가 더 포슬포슬하고 예쁜 것 같다고 할까. 눈 성분이 갑자기 바뀐 것도 아닐텐데 왜 그럴까 모르겠다. 벚꽃나무들에는 눈이 내려앉아서 흰 꽃이 피었다. 늘 잠겨있는 철문도 무슨 일인지 열려있어서 신비롭다.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문일까 과연!! 내일은 작업실 출근 전에 양재천도 가봐야지. 너무너무 아름다울 것 같다. 최대한 일찍 일어나서 갈게 날 안 추워도 녹지 말고 조금만 기다려줘 더보기 이전 1 2 3 4 ··· 3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