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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수도 얼다

작업실 수도가 얼었다. 

어제는 신나기만 했다. 비록 난방을 열심히 틀어도 실내에서 얼음이 얼지만 창문만 열면 옆 건물 지붕이 내 전용 눈밭으로 변신해있는 작업실이 사랑스러웠다. 눈사람 하나 만들어서 사람들 제일 많이 볼 수 있는 창가에 세워두고 행복하게 퇴근했다. 

그런데 오늘은 이게 뭔가. 물이 안 나온다. 이게 말로만 듣던 수도 동파구나. 이래서 추운 날엔 물을 조금씩 틀어놔야 한다는 거였지. 알긴 했는데 얼마나 추울 때 그래야 하는 건지를 몰랐다. 그래도 그렇지 어제 새벽 6시까지 물 쓰고 12시간도 안돼서 다시 갔는데 그렇게도 춥고 외로웠어? 급하게 전기 히터를 하나 사서 세면대에 틀어놓고, 싱크대에는 전기레인지를 틀어놨는데 사실 그런 걸 놓을 위치가 안되지만 엄마가 냄비와 도마를 절묘하게 쌓아서 밑을 받쳐주었다. 마치 현대미술 같다. 

사실 수도고 뭐고 다 내팽개치고 포근한 집에 가서 잠이나 자고 싶지만 나를 기다리는 클라이언트들은 내팽개칠 수 없다. 손 한 번 까딱하면 콸콸콸 나오던 물 너무 그립다. 보고 싶은 마음에 불러보는 오늘의 노래. 이효리의 묻지 않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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