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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S/시치미 제작기

[디자인] 시치미 가방 제작기 - 샘플 완성 공장에 의뢰한 샘플이 완성됐다. 비가 추적추적 오던 날, 샘플을 받으러 신설동으로 향했다. 받아본 소감. 우리 시치미 용 됐다. 뭐랄까, 다이어트, 치아교정, 피부 마사지 등등 할 수 있는 건 성형 빼고 다 해서 외모 업그레이드한 사람 같다. 디자인은 가샘플이랑 똑같아도 비싼 가죽 쓰니까 피부가 화장한 것처럼 해사하고, 울퉁불퉁하던 바느질이 단단하고 가지런해지니까 얼굴형이 매끈해졌다. 스트랩이랑 입구 지퍼도 달았더니 진짜 어엿한 가방이 됐다. 디자인은 이미 완성형인 줄 알았는데, 샘플 나온 걸 보니까 시치미의 새로운 표정과 가능성이 눈에 들어온다. 시치미는 눈이랑 입이 있어서인지 가방 같지 않고 새 친구 같다. 요즘 내 단짝 친구. 하루는 시치미를 들고 강남역에 크라우드 펀딩 설명회를 들으러 갔었다. 그.. 더보기
[디자인] 시치미 가방 제작기 - 작업의뢰서 쓰기 이제 가죽을 확정했고, 작업 의뢰서를 만들 차례였다. 의뢰서라고도 부르고 지시서라고도 부르던데, 뜻이야 같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되도록이면 의뢰서라는 말을 쓰고 싶다. 디자인까지는 나만 알아보고 내 마음에만 들면 그만이었는데,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내 디자인을 정확하게 전달하려니 쉽지 않았다. 마음 같아서는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작업 의뢰서들처럼 실무자의 향기를 내고 싶지만, 그러기엔 아는 게 너무 없다. 그러니 정성으로 밀어붙일 수밖에. 제품 이미지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안 그리고 내가 만든 가샘플 사진으로 대체했다. 바느질할 때 만들었던 패턴도 참고용으로 함께 보냈는데, 사실 이건 공장에서 실제로 쓰는 패턴이랑 못 쓴다고 했지만 상세 치수 표기하기에 좋았다. 무엇보다도 제작에 조금이라도 참고.. 더보기
[디자인] 시치미 가방 제작기 - 가죽 사기 지난주 금요일, 드디어 공장에 가방 샘플 제작을 맡겼다. 원래는 생산 계약까지 해야 샘플도 의뢰할 수 있는데 나는 그냥 샘플만 내보는 거라, 공장에서 남는 시간에 제작해주기로 했다.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릴 예정이다. 시치미에 들어가는 가죽은 세 가지 색이다. 지난번에 신설동을 헤집고 다니면서 두 가지 색은 결정했는데, 제일 중요한 주황색 가죽을 고르지 못했었다. 필요한 양은 1평도 안되는데 1평짜리 가죽은 비싸도 5천원이라서 일단 주황색이기만 하면 다 집어왔었다. 그런데 가게 조명 아래와 햇빛 아래, 결제하기 전에 볼 때와 결제 끝나고 볼 때(도대체 왜!), 시장 한복판에 서서 볼 때와 집에 와서 편하게 펼쳐놓고 볼 때 느낌이 다 다르다. 그리고 포인트 색상이라고 생각하니까 점점 자극적인 것만 눈에 들.. 더보기